어도비 플래시, 마침내 아이폰에 입성?

일반입력 :2009/02/01 17:04

황치규 기자

온라인 동영상과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데 쓰이는 어도비시스템즈 플래시 플레이어는 현재 세계 98%의 PC에 설치돼 있다. 플래시가 깔린 휴대폰만 해도 8억대 이상이다. 어도비시스템즈가 플래시를 놓고 가장 유비쿼터스한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 기술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러나 어도비 플래시가 외면받는 거물급 스마트폰이 하나 있으니 바로 애플 아이폰이다. 아직은 아이폰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플래시다.

어도비는 지난해 노키아 심비안, MS 윈도 모바일, 구글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에서 플래시 플레이어10를 시연했지만 아이폰을 잡지는 못했다. 어도비는 아이폰 입성을 꿈꿔왔지만 애플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탓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플래시는 아이폰에서 돌아가는데는 너무 느리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해왔다. 휴대폰에 쓰이는 플래시의 경량 버전인 플래시 라이트에 대해서도 웹에서 사용하기는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해왔다.

잡스의 냉소적인 반응은 지난해 어도비가 아이폰을 위한 플래시를 개발하겠다는 발표로 이어졌다. PC에 이어 모바일 시장까지 제패하려는 어도비에게 아이폰은 놓쳐서는 안될 전략적 요충지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이폰을 향한 어도비의 애타는(?) 구애작전은 이제 어느정도 결실을 맺은 모양이다. 어도비가 애플과 협력해 아이폰용 플래시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애플과 협력해 아이폰용 플래시를 개발중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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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이폰용 플래시가 뚝딱하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애플과의 협력에 따른 장애물이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나라옌 CEO는 공은 우리에게 있으며 아이폰용 플래시를 내놓는 것은 어도비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어도비는 2008년 6월 이후 아이폰에 최적화된 플래시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플이 얼만큼 적극적인 태도로 어도비와 협력중인지는 모르겠으나 2009년에는 플래시가 아이폰에서도 돌아가는 시나리오를 한번쯤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