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결제 시장 '폭풍전야'

일반입력 :2009/01/29 14:59    수정: 2009/01/29 15:38

이장혁 기자

지난해 SK가 마케팅 계열사인 SK 마케팅앤컴퍼니(SK M&C)를 통해 휴대폰 결제 사업자인 파네즈의 영업권을 양수, 휴대폰 결제 시장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다날· 모빌리언스·인포허브 등 PG(Payment Gateway)3사는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PG3사는 SK M&C라는 대기업이 휴대폰 결제 시장에 진출할 경우 그동안 중소기업 기반을 다져온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 이같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SK M&C가 휴대폰 결제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게 아닌 기존의 휴대폰 결제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영업을 중단한 '파네즈'의 영업권을 인수해 기존 휴대폰 결제 서비스와 동일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한다는 것.

특히 휴대폰 결제 서비스와 관련된 특허는 PG3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SMS를 이용한 승인방식'과 '이동통신사 통신요금에 합산 과금하는 방식'이 특허권의 핵심이다. PG3사는 이런 특허권을 소유하며 상호 경쟁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네즈'를 인수하여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하겠다는 SK M&C를 바라볼때 PG3사의 입장에서는 특허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SK M&C의 휴대폰 결제 시장 진출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다날·인포허브·모빌리언스 등 PG3사는 SK M&C와 지속적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결론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SK와 협상 결과 불투명, 특허소송도 불사

휴대폰 결제 사업자 중 모빌리언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PG3사와 SK M&C가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협상에 임했지만 뚜렷한 결과물은 아직까지 만들지 못했다며 빠르면 다음주나 다다음주 쯤 구체적인 협상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SK M&C와의 협상 내용이나 분위기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SK M&C와 좋은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했으면 한다며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특허소송 및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대응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SK M&C의 휴대폰 결제 시장 진입을 막기위해 강경한 모습을 보였던 PG3사는 새해가 들어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이미 SK M&C의 휴대폰 결제 시장 진입 자체를 막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PG3사는 SK M&C에 특허권 분쟁 소송까지 가는 대신 자신들의 특허권 인정 및 SK M&C의 주 사업 방향을 신규 사업이나 해외에 집중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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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M&C는 PG3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장을 뺏으려는 의도가 아니라 신규 시장에서 OK캐시백과 연계한 모델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휴대폰 결제 시장의 질적 향상을 추구할 것이라며 특허권 침해에 관련한 사안도 다수의 특허법인의 검토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고 휴대폰 결제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내 휴대폰 결제 시장은 약 2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다날·모빌리언스·인포허브 등 3개사가 휴대폰 결제 관련 특허 기술을 보유, 지난 9년 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휴대폰 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인 SK M&C의 진출로 2009년 휴대폰 결제 시장은 과히 '폭풍전야'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