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판 웹생태계' 열릴까?

일반입력 :2009/01/24 15:05    수정: 2009/01/25 13:43

김태정 기자

국내 포털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남들이 고개를 갸웃할 만한 새로운 웹 생태계를 만들어 주인이 되려고 한다.

■해상도 규제 풀린다?

우선, 최근 다음이 야심차게 오픈한 실사 웹지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지도의 해상도는 50cm급. 사진 한 픽셀당 실제거리가 50cm란 얘기다. 여기까지는 특별한게 없다. 경쟁사 네이버도 50cm, 야후는 60cm, 구글은 1m 정도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다음은 아직 공개는 안했지만 25cm급 지도도 완성했다. 2년여의 시간과 막대한 금액이 투입됐다고 한다.

문제는 국내 보안 관련 규정 상 50cm급 이하로는 지도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것. 다음이 25cm급 지도를 공개 못하는 이유다. 한마디로 지금은 무용지물이다.

그렇다면 다음의 속내는 뭘까?

정확한 근거나 뒷이야기는 밝히지 않지만 분명히 규제가 풀릴 것이라 확신하는 분위기다. 다음 김민오 로컬서비스 팀장은 지난해 11월 실사 웹지도 발표 자리에서 규제가 풀리는 즉시 25cm 지도를 내놓을 계획이다며 이때가 되면 다음만의 웹지도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규제가 풀렸을 때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이에 대한 다른 포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야후코리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국내 규제가 25cm 지도를 허용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포털 간 웹지도 해상도 경쟁은 현재 판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도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다음은 자신만만한 표정.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3년내 모바일 왕좌 갖는다

다음은 또 웹지도를 애플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용으로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아이폰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고, 다음은 애플과 손잡아 모바일 최강이 되겠다는 시나리오다. 다음은 웹지도 개발 과정부터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탑재에 초점을 맞췄다.

다음 김동현 동영상 팀장은 지난 연말 한 컨퍼런스에서 다음은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를 등에 업고 3년내 국내 모바일 웹 왕좌를 차지할 것이라고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문제는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국내에 출시된다는 소문만 무성 할 뿐,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음이 어떤 정보를 믿고 일을 벌였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이폰 출시에 대한 확신이 있냐는 질문에 김동현 팀장은 밝힐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다 가정해도 다음이 흥행몰이를 할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 T옴니아를 비롯한 국내 스마트폰도 나름 저력을 발휘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지적이 계속 나오자 다음은 꼭 아이폰이 아니라도 다른 스마트폰과의 연동도 계속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어쨌든 다음이 원하는 웹 생태계는 규제가 풀려 25cm급 지도를 내놓고, 이를 다시 아이폰을 시작으로 다른 스마트폰들과 연동할 수 있는 곳이다. 성공 한다면 다음은 모바일과 웹지도의 최강자가 될 수 있겠지만 일각에선 네이버를 의식한 무리한 도전이란 지적도 있다.

다음의 도전이 의미있는 파장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