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SK브로드밴드, 합병 계획 없다?

일반입력 :2009/01/21 13:38    수정: 2009/01/21 15:05

김효정 기자

최근 KT-KTF의 합병 발표로 국내 통신시장 개편이 점쳐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유선통신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그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KT-KTF의 합병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유무선 통합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3월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했다. 이동통신의 수익성이 좋지만 세계적인 융합 추세와 서비스 기반이 All-IP로 가는 기술 추세, 그리고 이에 따른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융합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합병이 기정 사실화됐었던 KT-KTF에 이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도 합병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여기에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의 합병도 LG텔레콤을 제외하고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돌연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합병 계획이 없고, 이를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계획이 없으며 아직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현재 상황(모회사와 계열사 관계)에서 양사의 서비스를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이와 같은 언급을 한 것은 KT-KTF 합병의 반대 논리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무선 통신사업자의 합병은 양사 가입자 정보의 취합과 유통망 확보, 마케팅 효율성 향상 등 결합상품 출시에 따른 수익성이나 운영 측면에서 상당한 매력이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계획이 없다고는 해도, 국내 통신사업자라면 현 시점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야 할 경영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SK텔레콤 입장에서는 KT-KTF의 합병을 저지하는 것이 더 급하다. SK텔레콤이 밝혔듯이, KT-KTF의 합병은 KT가 보유한 통신 필수설비를 통해 이동통신 시장으로까지 기존 유선시장의 시장지배력이 전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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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이번 합병으로 KT의 지배력이 강화돼 국내 통신시장 전체의 본원적 경쟁력이 실종되는 것을 우려하기에 앞서, 자사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을 우선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이는 SK텔레콤이 공기업이 아닌 수익 창출을 위한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또한 SK텔레콤이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KT-KTF 합병 이슈가 지나가면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도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