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지상파 VOD 유료화, '득 보다 실?'

일반입력 :2009/01/19 13:44    수정: 2009/01/19 15:50

이설영 기자

IPTV 사업자들이 SBS의 인기 연예·오락·드라마 프로그램까지 일주일간 유료로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가입자의 반발이 예상된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SBS 프로그램이 본방송한 이후 12시간 동안만 유료로 판매해왔던 것을 오는 2월2일부터는 7일동안 유료로 서비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SBS 프로그램에 대한 결정은 지난해 KBS와 MBC에 이은 것으로, 이제 지상파 3사의 모든 프로그램이 7일이 지나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런 조치는 IPTV 상용서비스 이전에 지상파 콘텐츠가 프리(Pre) IPTV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인 것과 동시에 자사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SK브로드밴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이 유료 송출 기간 연장에 대해서 요구를 해왔고, 사업자들은 IPTV의 활성화를 위해 지상파방송사에 이해를 요청해서 보류돼왔던 것이라며 IPTV의 최대 장점이 지상파 프로그램을 원할 때 볼 수 있는 것이었던 만큼 우리로서는 잃는게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PTV는 그동안 제 시간에 방송을 보지 못하는 시청자들이 주문형비디오(VOD)로 해당 프로그램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혔다.

■IPTV 이용요금 상승효과 초래할 것

지상파 VOD의 유료화 전략에 따라 이용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인기 프로그램들을 유료로 시청할 수밖에 없어 결국 월평균 요금의 상승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기존에 광고에만 집중했던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수익 다변화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지상파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위치를 계속 끌고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콘텐츠들에 대한 프리미엄 전략도 동시에 끌고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VOD 콘텐츠의 경우 수익을 방송국과 사업자가 일정 비율로 배분하고 있는데, 이 중 방송국에 돌아가는 수익이 약간 더 많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방송국의 VOD 콘텐츠에 따른 수익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수익 증대' 가능할 지 몰라도…

지상파 방송사들의 꾸준한 수익성 하락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얼마전 발간한 '2008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의 매출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 전체 광고 시장에서 지상파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IPTV 사업자와 방송사들이 이러한 전략이 수익성 면에서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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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의 등장으로 유료 방송시장에 본격적으로 경쟁이 도입되는 현 시점에서 지상파를 '무료 콘텐츠'로 내세워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이로울 지, 아니면 지상파 콘텐츠의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VOD 수익을 올리는 게 나을 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디지털 케이블TV의 지상파 프로그램 VOD에 경우 현재 MBC와 KBS와는 협의 중으로 서비스되지 않으며, SBS는 IPTV와 마찬가지로 일주일이 지나야 무료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