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조조정 돌입하나?

임원 43명 거취 불분명…6월 KT-KTF 합병에 주목

일반입력 :2009/01/15 14:05    수정: 2009/01/15 18:04

김효정 기자

지난 14일 이석채 신임 KT 사장이 공식 취임했다. 총체적인 경제위기와 이익률 저하로 위기에 빠져 있던 KT는 회사 내외부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 받아 왔다.

이 사장은 취임 한달 여 전부터 경영디자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경영쇄신안을 마련하면서, 기존 임원진의 대규모 인사와 추후 KT-KTF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날 이 사장은 취임 첫날, 본질적인 기업쇄신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시행했다.

■KT 터줏대감들 물러나나?

KT는 취임 이틀 전인 12일 상무보 이상급 임원 73명의 일괄 사표를 받았고 이 중 살아남은 임원은 고작 30명에 불과하다. 절반이 훨씬 넘는 43명이 아직 발령을 못 받았다. 이는 임원의 50% 정도가 물갈이 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초과한 수치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는 KT 내부승진 사례로 한때 남중수 전 사장의 후임으로 거론됐던 윤종록 부사장이 제외됐으며, 남 전 사장에 이어 서열 2위라고 할 수 있는 서정수 부사장도 한직으로 발령받는 등 기존 KT의 실세들은 사실상 밀려났다.

서정수 부사장은 조직 내부에서 신임 사장의 경영철학을 전파하고 전략방향을 정하는 코퍼레이트센터의 그룹전략CFT장으로 발령이 났지만, 코퍼레이트센터장인 표현명 ‘전무’ 아래로 들어간 점과 KTF 합병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부서인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KT 측은 이번에 발령나지 않은 43명의 임원들은 내부 정리가 되는 대로 기업영업단 등 마케팅 현장과 자회사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KTF, SKT 출신 등 7명 임원 신규 선임

이번 인사에서 살아남은 30명의 임원을 제외하고, 새로 7명의 임원이 발령을 받았다.

코퍼레이트센터의 경영전략담당 서정식씨는 내부 승진 사례이고, 동 센터 통합이미지전략담당 남규택씨는 KTF의 임원 출신이다.

그리고 휴대인터넷사업본부의 이경수 본부장과 가치경영실의 김연학 실장 역시 KTF 출신으로 총 3명의 KTF 출신 임원이 배치됐다.

홈고객부문의 노태석 부문장은 KTH 사장 출신이며, 기업고객2본부장 계승동씨는 KT파워텔 출신 임원이다.

또 SK텔레콤 출신으로 미디어본부장을 맡은 서종렬씨도 주목 받고 있다. 그는 SK텔레콤에서 차세대무선인터넷사업추진단 사업전략담당 상무, 커머스 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진짜 구조조정은 이제부터...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보인다. KT의 쇄신을 위해 기존 임직원을 과감히 교체하고 능력 위주의 인사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연내 KTF와의 합병 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위해 사전에 포석을 깔아 놓았다는 의견도 있다.

KT는 이번 인사와 함께 올 3월 지급될 임원들의 2008년 성과급 20%를 삭감하기로 했다. 또한 임원들은 업무용 차량의 등급을 낮추고 해외출장 시 일반석을 이용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비상경영결의서에 서약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KT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해 기존 임원 43명의 거취가 불분명한 가운데, KT의 진짜 구조조정은 이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재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상무대우 급 임원 등에 대한 자진 명예퇴직을 신청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KT의 진짜 구조조정은 이르면 올 6월에 마무리 될 KT-KTF 합병과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