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vs구글, 모바일검색 '전투 상황'

일반입력 :2009/01/12 13:41    수정: 2009/01/12 22:46

김태정 기자

10여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수뇌부 회의서 한 간부의 검색시장 개척 주장이 묵살됐다. 당시 MS는 인터넷 검색보다 주 종목인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몇 년 뒤 MS는 이같은 결정을 뼈저리게 후회해야 했다. 검색시장은 IT의 노른자 중 노른자 땅이 됐고 패권은 '뉴페이스' 구글로 넘어갔다. 미국 검색 점유율 60%를 자랑하는 구글 앞에 10% 안팎인 MS는 명함을 내밀 처지가 아니다.

MS는 '판뒤집기'를 위해 지난해 야후 인수까지 시도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구글을 중심으로한 검색 시장 판도도 바뀐게 별로 없다.

하지만 모바일쪽은 상황이 다르다. MS는 태동기에 들어선 모바일 검색 시장에선 구글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비슷한 위치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MS는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독점을 막을 유일한 기업이다”며 “특히 모바일 검색 시장 선점을 중점과제로 보고 있다”는 뜻을 종종 밝혀왔다.

이 시나리오는 슬슬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MS-버라이즌 제휴에 구글 충격?

MS는 7일 버라이즌와이어리스(버라이즌)에 향후 5년간 자사 모바일 검색엔진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내 버라이즌 사용자는 MS ‘라이브 서치’가 기본 탑재된 휴대폰을 사용하게 됐다.

버라이즌은 올텔을 인수하면서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가 됐다. MS가 이 버라이즌을 잡으면서 낼 파장이 초미의 관심사인 이유다. 아직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제휴로 MS와 버라이즌이 함께 15억 달러 정도는 벌어들일 것이라 분석한다.

이에 발머 CEO도 7일 소비자가전쇼(CES)2009 기존 연설에서 ‘윈도7’만큼이나 버라이즌과의 제휴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머 CEO는 “휴대폰 기능에 있어서 검색은 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버라이즌과의 제휴를 매우 ‘기쁜 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글은 논평을 자제하고 있지만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평이다. 사실 버라이즌의 파트너는 구글이 점찍은 자리였다. 1년 가까이 공을 들였지만 검색에서는 한 수 아래로 봐온 MS에 가로채기를 당한 것.

■구글, 이통사 파트너 잡기 박차

하지만 싸움은 여전히 서막일 뿐이다. 구글은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씨넷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글을 전 세계 대형 이통사들을 대상으로 전 방위 마케팅에 나설 태세다. 이미 AT&T와 구글 관계자들이 모바일 검색을 주제로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버라이즌은 비록 놓쳤지만 다른 이통사들은 MS 보다 선점하겠다는 것이 구글의 뜻이다.

구글의 모바일 OS 안드로이드의 인기가 뜨거운 것도 MS에게 부담이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폰은 구글 검색과 연동될 공산이 크기 때문. 삼성전자와 LG전자, 노키아 등 유수 제조사가 안드로이드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MS도 ‘윈도 모바일’이라는 휴대폰 OS를 내세우고 있지만 '심비안'과 '림'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발머 CEO는 “구글은 모바일 OS 시장에서 후발주자임을 모두 인지해야 한다”며 “윈도 모바일은 안드로이드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