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신시장, '모바일 개방성' 강화될 것

일반입력 :2009/01/11 15:23    수정: 2009/01/11 16:04

김효정 기자

2009년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모바일의 개방성 강화이다.

LG텔레콤의 '오즈' 서비스로 무선인터넷 개방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이동통신 업계가 올해는 개방의 폭을 좀더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기존의 폐쇄형 모델에서 개방화 전략으로 선회하는 이유는 3G 서비스의 차별화를 위해서이다. 3G 서비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기존 2G 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는 킬러콘텐츠와 킬러 애플리케이션 발굴을 위해 무선인터넷의 문호를 좀더 개방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2009년에는 무선랜으로 잘 알려진 와이파이(Wi-Fi) 기술이 기존 이동통신망을 보완하는 기술로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며, 모바일 광고나 애플리케이션 판매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동통신의 주수익원인 음성서비스를 위협할 수 있는 모바일 VoIP의 도입 가능성도 2009년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Wi-Fi'의 재부상

지금까지 Wi-Fi와 관련해서 눈에 띄게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으며, 이통사 입장에서는 Wi-Fi 서비스가 자신들의 이동통신망을 보완하기보다는 대체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국내에서 Wi-Fi는 주로 무선공유기용 기술로 국한되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2009년부터 Wi-Fi의 활용 범위는 좀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Wi-Fi 활성화가 기대되는 원인으로는 먼저 이통사들이 저렴한 개방형 인터넷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 충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07년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유선인터넷과 유사한 개방형 인터넷을 원하고 있으며, 정액제 형태의 요금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사업자들은 Wi-Fi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를 출시하거나 Wi-Fi를 이용한 FMC 서비스 등을 준비 중에 있다.

Wi-Fi 활성화를 예상케 하는 두 번째 원인으로는 스마트폰 및 터치폰의 활성화를 들 수 있다. 각 사업자들은 무선인터넷을 좀더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2.4인치 이상의 큰 화면에 터치스크린 기능을 내장한 단말기를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는데, 이들 단말기에 Wi-Fi 기능이 점차 포함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위피(WIPI) 자율화로 아이폰, 구글폰 등 Wi-Fi 기능을 탑재한 해외 스마트폰의 도입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Wi-Fi에 대한 이통사들의 관점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점도 Wi-Fi 활성화에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통사가 Wi-Fi를 이용할 경우 주파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 증설에 대한 부담 완화로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Wi-Fi용 AP(Access Point)를 통해 댁내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여기에 Wi-Fi가 이통망을 대체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이 희석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을 처음으로 도입한 미국의 AT&T 사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컨설팅업체인 루비콘(Rubico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 구매 이후 무선인터넷 사용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77%였으며, 이용요금도 아이폰 이용 전에 비해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무된 AT&T는 최근 무선랜 전문 사업자인 웨이포트(Wayport)를 2억 7,5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아이폰 이용자들에게는 웨이포트의 핫스팟을 무료로 개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802.11n의 등장으로 커버리지 및 전송속도가 크게 개선되었다. 기존의 802.11a/g의 최대 도달거리가 100미터 수준이었던 데에 반해 802.11n의 도달거리는 최대 250미터다. 802.11n의 전송속도 역시 802.11g의 54Mbps에서 6배 가량 향상된 300Mbps에 이르기 때문에, HSPA+나 LTE, WiMax 등의 무선 기술보다 훨씬 빠른 전송속도를 자랑한다.

Wi-Fi 서비스의 활성화는 장기적으로 이통사의 통화료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통사들이 예전과 같은 높은 수익률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 수를 대폭 늘리거나, 데이터 통화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광고 및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수익원 확대

Wi-Fi 활성화를 비롯하여 이동통신 부문에서의 망개방 트렌드로 인해 이통사들의 수익원이 좀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먼저 가입자들의 가입자당매출(ARPU)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필요하다. 특히 소비자들의 높은 요금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이는 통화료와 같은 직접적인 방법과는 차원이 다른 매출원 확보가 필요하다.

망개방 확대로 인해 소위 제3자(3rd파티 사업자)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게 되면서 모든 비즈니스를 이통사가 제공하는 것이 힘들어졌을 뿐 아니라 효율성 측면에서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나아가 컨버전스 환경에 맞는 타 영역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제공될 때 이통사가 이들 서비스 모두를 직접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이들 사업자들과의 적절한 수익배분 모델에 기반한 공생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광고와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모바일 광고의 경우 이통사보다는 구글 및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업체들에 의해 적극 도입되고 있다. 이통사가 적용 가능한 모델로는 위젯형 서비스를 들 수 있는데, 현재 LG텔레콤이 오즈 2.0이라는 위치기반 위젯형 광고를 소개할 계획이다.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의 대표적인 모델은 애플의 '앱스토어'이다. 앱스토어는 애플이 제공하는 마켓플레이스에 개발자들이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올려놓고 판매하는 일종의 오픈마켓이다. 구글이나 MS, 팜(Palm)도 유사한 비즈니스를 준비 중에 있다. 이통사로서는 차이나모바일이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 개발을 선언했으며, 국내의 SK텔레콤도 이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바일 VoIP 도입 가능성

이동통신망을 통해 VoIP를 제공하는 모바일 VoIP의 도입과 관련한 움직임은 2009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통사 입장에서 모바일 VoIP는 주 수익원인 음성 서비스 수익을 악화시키고, 통화 품질에 따른 고객 만족도 저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 동안 도입을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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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국의 3G사업자인 3UK가 모바일 VoIP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인 일본통신도 모바일 VoIP를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 VoIP 사업자인 프링(Fring)은 아이폰에서 구동되는 VoIP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였으며 i2텔레콤이란 사업자는 일반 휴대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VoIP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해외에서 모바일 VoIP의 등장이 좀더 활성화 된다면 국내 사업자들도 그러한 트렌드를 마냥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내용은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09년 통신서비스 시장의 주요 이슈'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