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페이스북 지분 인수····온라인 광고 독점 시동

일반입력 :2007/10/26 12:03

Caroline McCarthy

마이크로소프트가 페이스북 지분 1.6%를 2억4,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기준으로 페이스북 자산 가치를 환산하면 무려 150억달러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된다. 이에 따라 MS는 2011년 까지 전 세계 페이스북 사이트에 독점 광고를 내게 됐다.페이스북 오웬 반 나타 부사장은 “MS와의 제휴관계가 한층 강화돼 기쁘다”며 “이를 계기로 소셜 네트워킹 분야 성장을 지속하고, 4,900만 유효고객에게 광고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나타와 MS의 플랫폼 서비스 부문 케빈 존슨 사장은 24일 오후(미국시간) 기자 및 전문가들과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지분 인수 계약은 1년 이상 지속되어 온 양사간의 광고 사업 제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애써 강조하면서 사안이 달리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페이스북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컨퍼런스 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이색적이었다. 존슨 사장은 24일 체결된 인수 계약을 두고 ‘페이스북이 추진 중인 혁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의 결과’라고 평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얼마 전 MS의 CEO, 스티브 발머가 페이스북 등 젊은 세대 위주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일시적 유행’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다. 가트너의 앤드류 프랭크 연구원은 “MS가 수익성을 염두에 두고 이번 투자를 단행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자회사를 하나 더 늘려보겠다는 의도도 아니다”면서 “MS는 소셜 미디어 광고라는 신흥 시장에 진입 및 정착하자는 의도이며, 여기서 페이스북과의 제휴는 MS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카드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들어 장기 수익성에 대해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징후들이 포착되며 이런 저런 말들에 시달려온 페이스북 입장에서 확실성이 보장된 광고 전략의 수립은 절실한 현안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24일 오전 페이스북은 떠도는 소문대로 다음 달 6일 뉴욕에서 광고 관련 중대발표를 할 예정임을 밝혔다.반 나타와 존슨은 이번 24일 체결된 계약은 ‘광고 및 2억4,000만달러 지분 투자’라는 단순한 사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계속 강조했다. 페이스북이 MS 서비스에 흡수되는 일도 없을 것이고 MS의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와 같은 비광고 자산이 페이스북과 어떤 사업적 연관성을 갖게 되는 일도 없을 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프랭크 연구원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MS 측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무엇을 강조해 말할 것인가에 관한 상호간 사전 협의가 있었고, 언제나 두리뭉실하기 마련인 보도자료의 행간을 잘 살펴보면 강조하기로 상호 합의한 사실이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다른 가능성의 여지가 상당히 높다고 본다. MS는 단순한 광고 플랫폼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지분 인수 경쟁에 또 다른 대기업이 참여했다는 무성한 소문의 주인공인 구글과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질문에 반 나타는 ‘MS와의 제휴관계가 이미 성립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만 말했을 뿐 구체적인 답변은 피해갔다. 구글은 현재 페이스북의 최대 경쟁업체인 마이스페이스를 대상으로 광고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는 구글이 페이스북과 지분 인수 협상을 실제로 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구글은 현재 페이스북의 최대 경쟁자 마이스페이스를 대상으로 광고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아울러 슈미트는 “과도하게 부풀려진 인수 가격만 생각하면 언제나 기분이 언짢아진다”고 말하면서(이때도 ‘페이스북’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음을 분명히 해둔다), “매출 보증, 확정적 수치, 광고당, 고객당 등등… 인수 계약에 따라 붙는 것도 많다. 일단 사업은 해야 하니까 들어줄 수 밖에 없고 불법적인 것도 아니다. 이게 다 ‘자리세’부터 내고 들어오란 소리 아니겠냐”며 씁쓸해했다.하지만 구글의 공동설립자인 세르게이 브린으로부터는 좀 더 내용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역시 ‘페이스북’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인수 협상을 하다 보면 잘 안될 때도 있다. 경쟁 업체에서 막무가내 식으로 막대한 인수 대금을 제시해버리면 별 다른 도리가 있겠는가. 게다가 우리는 지속 가능성을 보고 베팅을 한다. 그러므로 이 같은 거래에는 참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제휴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이 소셜 네트워킹 분야 전반에 미칠 수 있는 파급효과를 살펴보자. 가트너의 프랭크 연구원은 페이스북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경쟁업체들 역시 이번 계약의 수혜자라고 지적했다. “MS의 대규모 투자는 소셜 네트워킹 분야 전반에 걸쳐 신뢰도를 제고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다른 회사에서도 이 분야로의 투자를 신중히 타진하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 분야가 MS가 예상하는 속도로 성장할 경우, 그에 비례해 여타 소셜 네트워킹 업체들의 성장성 역시 담보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이번 MS의 지분 인수는 이 분야에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프랭크 연구원은 “소셜 네트워크 광고라는 분야는 여전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만 하면 이 분야에서 반드시 성공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이 분야에 관한 신뢰성 및 프라이버시 문제는 지금까지 한번도 제대로 다루어진 적이 없다. 분명한 것은 이 분야가 아직까지 ‘안정적 시장’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