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모니터 업계, 무결점 정책으로「속앓이」

일반입력 :2005/06/13 15:18

이형근 기자

현재 각 LCD모니터 업체들이 실시하고 있는 무결점 정책이 제조업체들의 수익구조를 갈수록 악화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업계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또한 무결적 정책의 부담이 커지면서 편법을 동원한 이른바 무늬만 무결점을 시행하는 곳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어, 실제적인 소비자 혜택은 유지되면서 업계역시 부담을 덜 수 있는 현실적인 무결점 제도의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각 LCD제조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는 LCD패널 무결점 정책으로 인해 LCD모니터제조업체들은 불량화소가 있는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고, 반품 받은 제품을 처리하는 부담을 떠 안고 있다.무결점 정책이란 LCD 패널에 색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화소가 1개라도 있으면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해주는 정책으로, 지난해말 삼성전자가 무결점 정책을 도입한 뒤 LG전자를 비롯 국내 중소LCD업체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심지어 대만업체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현재 무결점 정책은 전세계에서 국내에서만 이뤄지고 있으며, 무결점 정책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각 업체별로 관련 규정에 의거해 모니터 중앙부위에 5개 이상 불량화소가 있을 경우에 교환을 해주는 방식이었다.한 LCD모니터 대표는 무결점 정책에 대해 "무결점 정책은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상당히 부담을 느끼는 정책으로,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일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어 LCD모니터 업체의 속사정만 이야기한다면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A급 패널을 공급받아도 10개중 1개에는 불량화소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모니터 귀퉁이 쪽과 같은 사용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곳에도 불량화소가 하나라도 있으면 교환해줘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불량화소가 발생하는 비율은 전체 제품에서 적게는 2%에서 5%사이로 업계에서는 불량화소비율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될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각 업체들은 반품 받은 제품을 10%가량 할인한 가격에 노래방 및 기업용으로 납품하고 있는데 이 것도 판매처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LCD모니터 업체간 경쟁으로 인해 도입한 무결점 마케팅에 자기 발목이 잡힌 꼴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업체들은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무늬만 무결점인 정책을 실시하기도 한다. 무결점 정책은 화소가 밝은 색만 표현되는 브라이트 도트와 검은색으로만 표현되는 다크도트 모두에 적용해야 하나 일부 업체들은 브라이트 도트만 불량화소로 해석하고 있다.중소기업 뿐 아니라 무결점주의를 먼저 도입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무결점 주의로 인한 매출 증가보다는 부담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LG전자측은 "매출에 높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제품과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도입하게 됐다"라고 말했으며, 삼성전자도 "수익성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취지이기 때문에 고객만족을 높이는데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무결점 정책으로 인한 소비적인 경쟁을 줄이기 위해, 관련 업체간 불량화소에 대한 규정을 새롭게 논의할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보호원 같은 곳에서도 LCD모니터 불량화소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업체들이 과도한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불량화소와 제품교환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 LCD업계 공동의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